[백두대간 대장정] (36) 갈령삼거리~천왕봉~신선대~문장대(11.85㎞)

S&T그룹 백두대간 종주팀(팀장 박재석 S&T중공업 대표이사·이하 종주팀)의 산행은 매번 새롭다. 가는 곳이 다르기도 하지만 새로운 얼굴과의 만남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지난 24일 경북 상주 갈령 고갯마루에서 속리산 국립공원 화북 매표소까지 이어진 제36구간 산행 거리는 총 16.45㎞(대간 11.85㎞, 접속구간 4.6㎞)로 9시간 30분이 걸렸다. 참가 인원이 비교적 많은 관계(66명)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새벽잠을 설친 탓일까? 오전 4시 갈령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는 순간 절로 눈이 감겼다. 보통 때 같으면 몇 번이고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을 깨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이날만큼은 한 번도 깨지 않고 출발지인 갈령까지 그대로 잠에 취했다. 목적지에 이르자 박광호 등반대장의 특유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에 취한 탓인지 박 대장의 산행 안내가 희미하다. 깔깔한 입맛에 아침으로 제공된 김밥이 모래알처럼 입안을 겉돈다. 제법 쌀쌀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산행에 앞서 국민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이번 대간길은 갈령에서 약 40분 정도 올라야 한다. 비교적 순탄한 길을 따라 대간길이 시작되는 갈령 삼거리에 올랐다. 해발 670m 갈령 삼거리에서 서북쪽 마루금을 따라 30여 분 오르자 형제봉(832m)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상 바로 아래 형제바위와 할매바위가 기이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겼다. 이번 36구간은 유난히 많은 바위와 이름 모를 암석이 많은 코스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훔치면서 바라본 발아래 풍광이 시원하다 못해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비교적 평탄한 마루금을 따라 1시간 남짓 내려서자 충북 보은군 만수리와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를 잇는 피앗재(639m)가 종주팀을 반겼다.

피앗재에서 전망대 바위까지는 대략 2시간 남짓 소요되는 구간으로 600m가 넘는 봉우리 서너 개를 지나야 한다. 완만한 경사길을 몇 차례 오르내려야 하고 암릉구간과 좌우로 산죽이 우거진 길이 계속된다. 우거진 숲 사이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오늘 첫 산행에 나선 동료가 여럿 있었지만 산행 속도가 빠르다. 선두와 후미 두 그룹으로 나누어질 정도로 발걸음이 가볍다. 전망대 바위 아래로 펼쳐진 초가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건너편 절벽 사이로 홀로 우뚝 선 소나무의 자태가 그렇게 당당할 수 없었다. 바위틈에서 비바람과 싸우며 청청한 푸름을 뽐내는 그 소나무는 자연의 힘이다.

전망대 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대목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속리산 최고봉인 천왕봉(1058m)까지 숨이 가쁠 정도로 급경사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천왕봉은 조선의 삼대 명수 발원지로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은 한강, 금강,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종주팀은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차려놓고 산신께 제를 올렸다. 박재석 종주팀장은 회사의 발전과 종주팀의 안전을 기원하며 산신과 천신께 머리를 숙였다. 종주팀은 정상아래 장각골 계곡으로 내려서는 헬기장에 여장을 풀고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제를 지내고 남은 제물을 동료와 나누며 모처럼 긴 휴식을 취했다.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채워 가지고 온 싱싱한 전어회와 족발, 과일 등이 입맛을 돋웠다.

천왕봉에서 문장대에 이르는 3.1㎞ 구간은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이어진다. 저마다 다른 모양에 전설을 품고 있다. 상고암 갈림길에서 10여 분 나아가면 마치 누군가에 의해 지붕과 벽을 쌓은 것 같은 천황석문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비로봉과 입석대를 지나는 곳마다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바위의 형상이 예사롭지 않다. 휴게소가 있어 감자전과 막걸리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신선대는 신선이 담소를 나누었을 정도로 그 풍광이 뛰어난 곳이다. 여기서 문장대까지는 1㎞ 남짓으로 산행 막바지 구간이다. 종주팀은 문장대 아래에 여장을 풀고 3번만 오르면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문장대에 올랐다.

화북 매표소까지 3.3㎞의 접속구간이 예사롭지 않다. 계속되는 내리막에 돌 계단이 이어지는 구간이라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한 계단 한 계단 조심스럽게 내려서면서 "자기의 호흡, 자기의 페이스로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자"고 당부한 박재석 팀장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 덕분일까 66명의 종주 대원 모두가 특별한 사고 없이 9시간 30분 만에 36구간 산행을 마쳤다.

[나의 백두대간 종주기]

"두려움 버리고 자신감 얻어"

S&T중공업 이상한 대원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 어느덧 새소리와 함께 새벽녘에 눈을 뜬다. 걱정이 되어 깊은 잠에 들지 못했는지 몸이 그렇게 가볍지는 아니한 느낌이다. 새벽을 가르는 버스가 산행 들머리 갈령 입구에 드디어 섰다.

시작은 항상 오르막길부터, 헉헉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이마에는 삐죽삐죽 땀방울이 맺히며 떨어진다. 이때부터 종주대원이 되었다는 실감이 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갈령 삼거리를 지나 형제봉, 피앗재다. 잠시 휴식이다. 이 순간 꿀맛 같은 물 한 모금과 막걸리 한잔이 산행의 묘미를 한층 느끼게 해준다.

드디어 천왕봉 1058m 지점 "이보다 더 아름답고 감탄스러운 풍경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에 종주팀에 합류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We can do it!"이라는 구호와 함께 발걸음을 다시 내딛는다. 처음 들었을 때와 반대로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 버린 단어가 되어버렸다.

마지막 신선대와 문장대 비경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1시간가량 내리막길에서는 힘들다는 생각 대신 가슴 한편에서 올라오는 뿌듯함과 종주대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꼈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처음에 먹었던 걱정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되돌아왔음을 백두대간 종주팀에 감사한다.

[나의 백두대간 종주기]

"땀방울의 참의미 되새긴 계기"

S&T중공업 차재홍 대원

오늘 백두대간 산행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새롭게 종주대원으로 등록하고 첫 출범 산행이다. 국립공원 속리산 구간으로 반가운 얼굴을 마주하며 산에 오른다. 최고봉인 천왕봉에 올라 정성스레 준비한 제물로 산신제도 지냈다.

회사의 핵심사업 발전과 사원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염원하는 축문을 낭독하는 종주팀장님과 대원의 바람이 이루어지도록 당돌하게 나도 술 한잔을 올렸다. '천지신명이시여 뜻한바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S&T 백두대간 종주팀의 한 걸음 한 걸음, 땀 한 방울도 회사의 큰 뜻과 함께한 대원들의 염원이 담겨있구나!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천왕봉을 지나 문장대에 이르기까지 기암괴석이 즐비하여 종주팀의 피로를 덜어준다. 고향 상주에서 수학여행지로 최고 인기였던 '문장대' 나이 50이 넘어서 처음으로 오른 감회가 남다르다.

문장대에서 바라보는 전경과 상쾌한 바람, 청명한 하늘, 끊임없이 이어지는 산, 이른 가을의 정취를 한결 느낄 수 있었다. 안전한 산행을 마치고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는 하산주와 담소 벌써 다음 산행이 기다려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